반도체·AI 데이터센터에 1350조…정부 3대 메가프로젝트 시동

정부가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에 도합 1350조원에 달하는 뭉칫돈을 쏟기로 했다. 여기에 로봇처럼 현실에서 움직이는 '피지컬 AI'를 더해 세 갈래의 대형 프로젝트를 성장 전략의 기둥으로 삼았다. 지금의 반도체 호황을 잠깐 스쳐가는 경기 반등이 아니라 나라 경제의 기초 체력으로 바꿔 놓겠다는 뜻이 담겼다.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의 골자
재정경제부는 14일 이런 구상을 담은 '2026년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을 내놨다. 반도체·AI 데이터센터·피지컬 AI, 이 셋을 3대 메가프로젝트로 묶어 세계 시장에서의 초격차와 잠재성장률 회복을 이끌 축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공장 증설과 미래 기술, 인력 육성, 국산 장비·부품 생태계를 한 묶음으로 지원한다는 점이 눈에 띈다.
반도체에 800조…5년 내 생산능력 2배
반도체 쪽에서는 용인과 평택에 들어설 공장의 완공 시점을 앞당겨, 앞으로 5년 사이 국내 메모리 생산 능력을 지금의 배로 키운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새 공장 네 곳을 짓는 데만 800조원이 들어가며, 전력과 용수 같은 뒷받침 설비도 빠르게 대기로 했다. 충청권에는 온양·천안의 HBM 라인 등에 156조원을 배정해 패키징 거점으로 삼고, 부산과 구미에는 각각 전력반도체와 소재·부품이라는 역할을 맡겼다.

차세대 기술과 인력에도 투자
앞선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씀씀이도 커졌다. HBM의 뒤를 이을 저전력 메모리에 2000억원,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신경망처리장치(NPU)에 7000억원이 배정됐다. 미래차와 로봇·방산에 특화한 NPU에는 1조3000억원이 책정됐고, 화합물 반도체와 첨단 패키징 기술에도 수천억원씩이 돌아간다. 관련 대학과 아카데미를 늘려 전문 인력 10만명을 키운다는 청사진도 함께 나왔다.
AI 데이터센터 550조, 8.4GW 규모
AI 데이터센터에는 민간 투자 유치분까지 합쳐 550조원이 잡혔다. SK는 울산, GS는 동해, 네이버는 세종에 대형 센터를 두는 식으로 전국에 걸쳐 8.4기가와트(GW) 규모를 확보한다는 그림이다. 2028년 상반기에 첫 삽을 떠 이듬해부터 차례로 돌린다는 일정도 제시됐다. 여기에 쓰일 IT·소프트웨어와 전력·냉각 장비를 국산으로 채우고, 그래픽처리장치(GPU) 5만장가량을 미리 확보하는 배분안도 마련했다.

재원은 어떻게…남은 과제는
이 엄청난 규모의 투자를 받쳐줄 돈줄로는 종합형 국부펀드로 개편되는 국민성장펀드 등이 꼽힌다. 한국투자공사(KIC) 안에는 전략투자 전용 계정도 새로 만들기로 했다. 다만 반도체 한 분야의 호황에 기댄 성장이 일자리로는 잘 이어지지 않거나 산업 쏠림을 키울 수 있다는 걱정도 나온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대형 계획이 발표로 끝나지 않고 실제 착공과 고용, 협력업체로 온기가 얼마나 번지는지가 진짜 관전 포인트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