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해상봉쇄 재개에 정유주 급등…국제유가가 불붙였다

중동을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이 다시 고조되면서 국제유가가 하루 만에 큰 폭으로 뛰었고, 14일 국내 증시에서는 정유·석유 관련 종목이 나란히 강세를 보였다. 전날에 이어 이틀째 오름세를 이어간 일부 종목은 장중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하며 투자자들의 시선을 끌었다.
정유·석유주에 무슨 일이
이날 오전 코스닥 시장에서 흥구석유는 전 거래일보다 14% 안팎 오른 1만3천원대에 거래됐다. 장중에는 1만3990원을 찍으며 더 높이 뛰기도 했다. 앞서 하루 전에도 7% 넘게 상승한 뒤 이날까지 오름세를 이어간 것이다. 한국석유와 중앙에너비스도 나란히 오름세를 탔고, 금호석유화학 같은 대형 석유화학주에도 매수세가 붙었다. 유가 급등이 실적 기대로 연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단기 수급을 자극한 결과로 풀이된다.
방아쇠는 하루 만에 9% 넘게 뛴 유가
급등의 배경에는 국제유가의 가파른 상승이 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되는 WTI(서부텍사스산 원유) 8월 인도분은 배럴당 78달러대까지 올라 직전 거래일보다 9%가량 상승했다. 유럽 지표인 브렌트유 9월물 역시 83달러선을 회복하며 비슷한 폭으로 뛰었고, 장중에는 한 달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다. 원유 공급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하루 사이 시세에 빠르게 반영된 셈이다.

트럼프의 대이란 해상봉쇄 재개
유가를 밀어올린 직접적인 재료는 미국의 대이란 압박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을 겨냥한 해상봉쇄를 다시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이 해협을 오가는 민간 선박을 미군이 지켜주는 조건으로, 배에 실린 화물 가치의 20%를 통행료 명목으로 받겠다는 방침까지 내놨다. 미 중부사령부는 봉쇄 조치가 한국시간 15일 새벽부터 재개된다고 예고했다. 최근 미국과 이란이 이 해협의 주도권을 놓고 군사적으로 부딪친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라 시장의 경계감은 한층 커졌다.
유가가 오르면 왜 정유주가 뛸까
국제유가와 정유·석유 관련주가 함께 움직이는 데는 이유가 있다. 유가가 오르면 기업이 미리 사둔 원유 재고의 평가가치가 높아져 이익이 늘어나는 효과가 나타난다. 정제 과정에서 남는 마진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도 주가에 힘을 싣는다. 다만 이런 흐름은 실제 실적보다 기대가 앞서 반영되는 경우가 많아, 재료가 부각될 때 급하게 오르고 사그라들 때 빠르게 되돌아가는 변동성이 크다는 점도 함께 봐야 한다.

과열은 경계해야
지정학 이슈에 기댄 상승인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동 긴장이 완화 국면으로 돌아서면 급하게 올랐던 종목일수록 되돌림도 가팔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시가총액이 작은 종목은 적은 거래에도 가격이 크게 흔들리는 특성이 있어, 뉴스 하나에 출렁이는 테마성 장세에서는 더욱 유의해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유가 급등이 개별 기업의 실적으로 실제 이어지는지, 아니면 기대만으로 움직이는지를 구분해서 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