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ya 경제
주식과 경제를 쉽게
HOT
최신 소식을 불러오는 중이에요…
코인

가상자산 현물 ETF 국내 도입 가시권…법·지수·수탁 인프라가 관건

비트코인 물리적 코인과 상승 주가 차트가 놓인 기관 트레이딩 데스크
AI로 생성된 이미지입니다

정부가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현물 시세에 연동되는 상장지수펀드(ETF)의 국내 도입을 위한 제도 정비에 착수했다. 2026년 7월 14일 관계부처가 함께 내놓은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에 관련 법 개정을 뒷받침한다는 방침이 담기면서, 그동안 해외 상장 상품에만 기대 온 국내 투자자들이 자국 증시에서 코인 시세를 좇는 ETF를 사고팔 수 있는 길이 열릴지 주목된다.

하반기 경제전략에 담긴 블록체인 활성화


이번 방안은 블록체인 산업을 키우기 위한 정책 묶음의 하나로 발표됐다. 정부는 가상자산 현물 ETF가 상장될 수 있도록 자본시장법 개정을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와 함께 디지털자산 산업의 갈래를 나누고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거래를 규율하는 이른바 2단계 입법도 하반기에 밀어붙이기로 했다. 2024년 시행된 이용자보호 관련 법에 뒤이은 후속 조치로, 발행과 유통은 물론 공시 체계까지 폭넓게 아우르는 것이 목표다.

기초자산으로 인정 안 되는 현행법의 벽


지금 국내 자산운용사가 코인 현물 ETF를 내놓지 못하는 근본 원인은 법 조항에 있다. 자본시장법이 규정한 기초자산 목록에 가상자산이 빠져 있어, 이를 근거로 금융상품을 설계하는 것 자체가 막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 증권사는 최근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감독 당국 방침에 따라 코인 현물 ETF 매매를 국내에서 막고 있다는 점을 다시 알리기도 했다. 결국 법이 손질돼야 비로소 운용사가 상품을 만들고 투자자가 이를 거래하는 구조가 갖춰진다.

디지털 금고에 보관된 암호화폐 수탁 인프라를 형상화한 이미지
가상자산을 안전하게 맡아 관리하는 수탁·보관 인프라 구축이 상장의 선결 과제로 꼽힌다.AI로 생성된 이미지입니다

기초지수와 수탁 인프라가 첫 관문


제도가 마련되더라도 실제 상장까지는 여러 기반이 뒷받침돼야 한다. 우선 ETF가 따라갈 믿을 만한 기초지수를 어떻게 산출할지가 숙제로 꼽힌다. 가격이 왜곡 없이 매겨지고 날마다 안정적으로 공표되는 지수 체계가 전제돼야 상품 설계가 가능하다. 여기에 가상자산을 안전하게 맡아 관리하는 수탁·보관 체계도 나란히 갖춰져야 한다. 신탁업자가 코인을 맡을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아직 분명치 않은 만큼, 전문 수탁 제도를 어떻게 짤지가 핵심 변수로 남아 있다.

선물시장과 법인 참여자라는 숙제


시장을 실제로 굴러가게 하려면 위험을 분산할 장치도 필요하다. 운용사가 상품 가격이 출렁일 때 손실을 줄이려면 파생상품을 활용해야 하는데, 이를 받쳐 줄 선물시장이 없으면 거래 활성화가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발행과 환매 과정에서 유동성을 대는 법인 참여자의 역할도 마찬가지다. 한 대학 교수는 현물 ETF를 운영하려면 국내에는 아직 자리 잡지 못한 이런 참여자들이 있어야 한다고 짚었다. 법인과 기관의 코인 투자 지침을 다듬는 일 역시 앞서 풀어야 할 과제로 거론된다.

여러 국가의 금융 스크린과 비트코인 기호가 나란히 놓인 글로벌 시장 이미지
미국과 일본 등 해외에서는 가상자산 ETF 시장이 이미 자리를 잡거나 도입 검토가 진행되고 있다.AI로 생성된 이미지입니다

미국·일본은 이미 앞서간다


해외에서는 관련 시장이 빠르게 자리를 잡고 있다. 한 디지털자산 전문 매체 집계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 세계 가상자산 상장지수상품(ETP)의 운용 규모는 1840억달러가량으로 추산되며, 이 가운데 미국이 1450억달러로 78.8%가량을 점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관 자금을 빨아들이는 ETF를 앞서 선보인 결과라는 분석이 뒤따른다. 일본에서도 재무 당국 수장이 최근 가상자산 ETF 허용을 검토하겠다는 뜻을 내비치면서, 제도가 바뀌면 현지 증권사들이 판매에 뛰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세계 주요 운용사들이 디지털자산 전담 조직을 새로 꾸리는 흐름도 이어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가상자산 거래가 가능한 이용자 계정이 지난해 하반기 말 1100만개를 넘어 한 해 전보다 14%가량 불어난 것으로 집계돼, 잠재 수요가 만만치 않다는 점을 방증한다.

제도 정비까진 시간…남은 전망은


다만 국내 도입까지는 넘어야 할 문턱이 적지 않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한 법무법인은 입법이 추진되더라도 보관 인프라와 유동성 공급 방안 등 시장 고유의 특성을 감안한 다방면의 검토가 뒤따라야 하고, 관련 법체계 정비가 병행돼야 하는 만큼 짧은 기간에 마무리되기는 쉽지 않다고 내다봤다. 국회에서는 이미 현물 ETF와 파생상품 발행을 허용하는 특칙을 담은 법안이 발의돼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구체적인 도입 시점과 상품 구조, 수탁기관의 책임 범위 등은 앞으로 금융당국과 국회의 논의를 거쳐 가려질 전망이다. 확정된 일정이 나오기 전까지는 도입 여부와 시기를 단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