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0일 시행, 코인 소액 이체도 트래블룰…해외거래소·개인지갑 출금 규제 정리

가상자산 시장에서 '가격'만큼 무게가 실리는 변수가 하나 더 늘었다. 코인을 사고파는 값이 아니라, 거래소에서 코인을 주고받는 '방식' 자체를 손보는 규제다. 2026년 2월 19일 공포된 개정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과 그 후속 시행령·감독규정이 8월 20일부터 순차로 시행되면서, 이른바 자금이동규칙(트래블룰)이 소액 이전까지 전면으로 넓어진다. 지금까지는 눈여겨보지 않던 몇만 원짜리 코인 이동에도 송·수신 정보가 따라붙고, 해외거래소나 개인지갑으로 빼는 출금에는 위험도에 따른 차등 문턱이 생긴다. 투자자가 체감할 지점을 항목별로 정리했다.
트래블룰 '100만 원 기준'이 사라진다
트래블룰은 코인을 옮길 때 보내는 쪽과 받는 쪽의 신원 정보를 함께 실어 전달하고 남겨두도록 한 의무다. 그동안은 국내 사업자끼리 오가는 이전 가운데 100만 원 이상 건에만 이 의무가 걸렸다. 개정안은 이 금액 문턱을 아예 없앤다. 가치나 수량과 무관하게 0원을 넘어서는 모든 이전이 대상이 되므로, 1만 원을 보내든 5만 원을 보내든 계정과 이름 같은 정보가 거래에 딸려 움직인다. 여기에 그간 보내는 사업자에게만 지웠던 책임을 받는 사업자에게도 넓혔다. 받는 거래소는 상대에게서 정보를 넘겨받아 실제와 맞는지 살펴야 하고, 자료가 오지 않으면 이를 요구하거나 거래를 물리도록 했다.

왜 소액까지 조이나
가장 큰 근거는 통계다. 금융당국은 2025년 하반기 기준으로 국내 사업자 사이 이전 건수 가운데 약 60%가 100만 원에 못 미치는 소액이었다는 점을 들었다. 문턱을 살짝 밑도는 금액으로 여러 번 쪼개 보내면 규칙을 피해갈 수 있는 만큼, 이 빈틈이 돈세탁 통로로 쓰일 여지를 막겠다는 취지다. 이번 손질은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가 권고해 온 잣대에 국내 제도를 맞추는 작업의 한 조각이기도 하다. 업계에서는 사실상 거의 모든 코인 이동에 실명 꼬리표가 붙는 셈이어서, '코인 거래 실명화'에 준하는 변화라는 반응이 나온다.
해외거래소·개인지갑, 위험도로 갈린다
이용자가 가장 크게 실감할 대목은 국내 거래소 밖으로 코인을 빼는 경우다. 개정안은 해외 사업자와 개인지갑을 상대로 한 이전을 위험도에 따라 세 갈래로 나눴다. 위험이 낮다고 평가된 해외 사업자로는 비교적 무리 없이 보낼 수 있지만, 그 밖의 일반 해외 사업자나 개인지갑으로는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같은, 곧 본인 명의 계정·지갑으로 옮길 때만 허용된다. 위험이 크다고 지목된 곳으로는 이전 자체가 막힌다. 남의 지갑으로 곧장 쏘아 증여나 대납에 쓰던 방식은 상당 부분 제약을 받는다는 뜻이다.
| 이전 대상 | 허용 범위 |
|---|---|
| 저위험 해외 사업자 | 일반 이전 허용 |
| 일반 해외 사업자·개인지갑 | 본인 명의(보내는·받는 이 동일)만 허용 |
| 고위험 사업자 | 이전 전면 차단 |
| 1,000만 원 이상 이전 | 위험도 무관 FIU 의심거래 보고 |

고액 이전은 자동 보고, 진입 문턱도 상향
금액이 커지면 규제 강도도 세진다. 해외 사업자나 개인지갑으로 1,000만 원을 넘겨 보내면 위험도와 상관없이 의심거래로 분류돼 금융정보분석원(FIU)에 통보된다. 국외 거래소나 개인지갑에는 국내법상 돈세탁 방지 의무가 없어 상대적으로 위험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거래소를 여는 사업자에게 들이대는 잣대도 함께 높아졌다. 심사 대상 대주주 범위가 최대주주에서, 대표이사와 이사 과반을 뽑을 수 있는 주주, 대주주가 법인이면 그 법인의 최대주주·대표자까지 넓어졌다. 직전 분기 부채비율을 200% 아래로 맞추고 최근 3년간 빚을 갚지 못한 이력이 없어야 하는 재무 요건도 새로 붙었다. 고객 확인도 신원을 보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정보가 정확한지까지 짚도록 바뀐다.
투자자가 챙길 것
제도가 자리를 잡으면 이용 습관도 손볼 필요가 있다. 우선 소액이라도 정보 검증 절차를 거치는 만큼, 입출금이 곧바로 처리되지 않고 잠시 대기하는 상황이 늘 수 있다. 개인지갑을 쓸 생각이라면 미리 본인 소유임을 확인해 등록해 두는 편이 안전하다. 새 주소나 새 거래소로 처음 보낼 때는 개인정보 제3자 제공·국외 이전 동의 화면을 거쳐야 출금이 진행된다. 시행 시점은 8월 20일이 1차 분수령이며, 세부 규정은 2027년까지 단계적으로 자리를 잡을 예정이다. 자신이 쓰는 거래소가 올리는 트래블룰·출금 정책 공지를 그때그때 확인해 두는 습관이 필요하다. 이 글은 정보 제공을 위한 정리이며, 투자 판단과 그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