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부터 은행 대출금리 산정 개편…예보료·출연금 가산금리 반영 금지

은행에서 새로 대출을 받거나 기존 대출을 갱신할 때 적용되는 금리 산정 방식이 2026년 7월 1일부터 달라졌다. 금융위원회는 개정 은행법과 은행법 시행령이 이날부터 시행되면서 은행이 떠안아온 일부 법정비용을 대출금리에 전가하지 못하게 됐다고 밝혔다.
7월 1일부터 대출금리 산정 방식 개편
이번 조치는 은행이 가산금리를 매길 때 반영해온 비용 항목 가운데 소비자에게 떠넘기기 부적절하다고 판단된 부분을 걷어내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그동안 은행권은 예금과 대출을 취급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각종 법정 부담금을 원가에 얹어 가산금리에 포함해 왔다.
금융당국은 이런 관행이 차주의 이자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보고, 반영이 마땅치 않은 항목을 법령에 명시해 산정 근거를 분명히 했다. 규제의 큰 방향은 가산금리 인하를 유도해 실수요자의 금리 부담을 낮추는 데 있다.
지준금·예보료·서민금융 출연금 반영 전면 차단
새 규정은 예금자보험료와 지급준비금, 그리고 서민금융진흥원에 내는 출연금을 가산금리 산정에 넣는 것을 전면 금지했다. 지급준비금과 예금자보험료는 2023년부터 이미 산정 과정에서 빠져 있었으나, 이번 법 개정을 통해 뚜렷한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서민금융진흥원 출연금은 이번에 새롭게 반영 금지 대상에 포함됐다. 은행이 서민금융 재원 마련을 위해 내는 이 출연금을 앞으로는 대출 원가에 담을 수 없게 됐다.

보증기금 출연금은 절반까지만…비보증부는 전액 제한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 지역신용보증재단 등에 내는 보증기금 출연금에는 차등 기준이 적용됐다. 보증부 대출의 경우 출연료율의 50% 이상은 금리에 반영할 수 없다.
보증이 없는 비보증부 대출에서는 출연금 전액을 금리에 반영하는 길이 막혔다. 보증 여부에 따라 은행이 실제로 지는 위험이 다른 만큼, 반영을 허용하는 범위에 차이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교육세 인상분도 가산금리로 못 넘긴다
올해 오른 교육세 부담을 대출금리로 넘기는 통로도 차단됐다. 금융·보험업자에게 매기는 교육세율은 과세표준 1조원 초과 구간에서 종전 0.5%에서 1.0%로 높아졌다.
은행은 이렇게 늘어난 세 부담을 가산금리에 얹을 수 없다. 세율 인상에 따른 추가 비용을 소비자가 아닌 은행이 감당하도록 한 셈이다.

신규·갱신 계약부터 적용…연 2회 자체점검 의무
바뀐 산정 기준은 시행일 이후 새로 맺거나 갱신하는 대출 계약부터 적용된다. 이미 실행된 기존 대출은 곧바로 대상이 되지 않으며, 갱신 시점에 새 기준을 따르게 된다.
은행은 법정비용이 금리에 부당하게 반영됐는지를 연 2회 이상 스스로 점검하고 그 결과를 기록·관리해야 한다. 점검 내용은 내부통제 기준에도 반영해야 하며, 위반이 확인되면 시정명령이나 영업정지 같은 행정 제재가 뒤따를 수 있다.
소비자 금리 부담 완화 기대
금융당국은 이번 제도 시행으로 은행이 부담할 법정비용이 대출금리에 얹히는 관행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원가 항목이 정비되면 가산금리 산정이 한층 투명해지고, 결과적으로 차주의 이자 부담이 낮아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실제 금리 인하 폭은 시장금리 흐름과 은행별 산정 방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은행권 일각에서는 개편이 순이자마진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