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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매매가 전세를 6년 만에 추월한 이유

서울 아파트 단지 전경과 매매가 전세를 앞지른 시장 변화를 상징하는 이미지
AI로 생성된 이미지입니다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좀처럼 보기 어려운 장면이 나타났다. 한 달을 기준으로 집을 사고파는 매매 거래가 세를 얻는 전세 거래보다 많아진 것이다. 오랫동안 임대차의 중심이던 전세가 빠르게 줄고, 내 집 마련으로 방향을 트는 실수요가 늘면서 서울 주택시장의 뼈대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6년 만에 뒤집힌 매매와 전세


국토교통부 집계에서 2026년 5월 서울의 아파트 매매 건수는 8691건으로 같은 달 전세 거래 8324건을 367건 앞질렀다. 월간 기준으로 매매가 전세를 넘어선 것은 2020년 6월 이래 약 6년 만이다. 그동안 서울에서는 집을 빌리려는 수요가 사려는 수요를 늘 웃돌았지만, 이번 통계로 그 오랜 공식이 처음으로 깨졌다.

흐름의 반전은 한 해 전과 견주면 더 선명하다. 지난해 5월만 해도 매매는 7577건에 머문 반면 전세는 1만2576건에 달해, 빌리려는 계약이 사려는 계약을 5000건 가까이 앞서 있었다. 열두 달 사이 매매는 늘고 전세는 쪼그라들면서 두 지표의 자리가 통째로 맞바뀐 셈이다.

자치구 한 곳에서 열여섯 곳으로


변화는 일부 지역에 그치지 않고 서울 전역으로 퍼졌다. 매매가 전세를 웃돈 자치구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5월에는 구로구 한 곳에 불과했지만, 올해 같은 달에는 구로를 비롯해 관악·성북·노원·도봉 등 16곳까지 불어났다. 값이 상대적으로 낮은 외곽의 중저가 단지가 이런 뒤집힘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바탕에는 전세 물량 자체의 급격한 축소가 있다. 새로 맺어진 전세 계약은 6316건에서 3720건까지 한 해 만에 41.1% 감소했다. 세입자가 고를 수 있는 전세가 마르자, 살던 방식을 지키기 어려워진 이들이 매수 쪽으로 눈을 돌리는 연쇄가 이어졌다.

전세 매물이 급감해 텅 빈 부동산 중개업소 매물 게시대를 상징하는 이미지
신규 전세 거래가 1년 새 41.1% 줄면서 세입자가 고를 전세 물량이 빠르게 마르고 있다.AI로 생성된 이미지입니다

전세를 밀어낸 월세


전세가 빠져나간 자리는 월세가 메웠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서울 아파트 임대차 거래에서 월세가 차지한 몫은 51.3%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44.0%보다 7.3%포인트 높아졌다. 임대차의 절반 이상이 다달이 돈을 내는 형태로 옮겨간 것이다.

월별 흐름은 전환을 한층 뚜렷하게 보여준다. 6월 들어서는 월세가 8247건으로 전세 7108건을 1139건 차이로 눌렀다. 한 해 전인 지난해 6월만 해도 전세는 1만2977건에 이르러 월세(9586건)를 3391건이나 웃돌았는데, 정반대 상황이 된 것이다. 가격도 함께 올라, 보증금을 뺀 신규 월세 계약액은 2년 사이 평균 109만6000원에서 현재 137만3000원 수준으로 약 25% 뛰었다.

세입자가 매수자로 돌아선 배경


수요가 매매로 흘러간 데에는 여러 요인이 겹쳤다. 되풀이된 수요 억제 정책으로 전세자금 대출 문턱이 높아지고 갭투자 통로가 막히자, 집주인들이 전세를 거둬들이고 월세로 돌리는 움직임이 빨라졌다. 부동산 데이터 플랫폼 집계에서 서울의 전세 매물은 올해 초 2만3060건이던 것이 2만406건으로 11.6% 감소한 상태다.

다달이 나가는 월세를 감당하느니 대출 원리금을 갚으며 집을 사겠다는 판단도 퍼졌다. 여기에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얹히면서, 전세를 구하지 못한 실수요가 곧장 매수세로 바뀌는 경로가 만들어졌다. 전세난이 매매 수요를 밀어 올리는 구조가 자리 잡은 것이다.

전세 대신 매매로 방향을 트는 실수요 가구를 상징하는 이미지
월세 부담을 감당하느니 대출을 안고 집을 사려는 실수요가 매매 거래 증가를 이끌었다.AI로 생성된 이미지입니다

하반기 시장의 관전 포인트


전문가들은 이런 기류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본다. 하반기 서울의 아파트 입주 물량이 대폭 줄어드는 만큼 전세 품귀가 심해지고, 그에 맞춰 월세로의 전환과 임대료 상승이 나란히 진행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5월 서울의 월세 상승률은 관련 통계가 공표되기 시작한 2015년 6월 이후 가장 가파른 수준을 기록했다.

다만 매매가 늘었다는 이유만으로 시장이 온기를 되찾았다고 보기는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사라진 전세의 빈자리를 실수요가 떠밀리듯 매매로 채운 측면이 크기 때문이다. 집값과 임대료가 동시에 오르는 국면에서는 무주택 실수요자의 주거비 부담이 한층 무거워질 수 있어, 공급 확대와 임대차 안정을 함께 겨냥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이 글은 공개된 국토교통부 통계와 언론 보도를 정리한 정보성 콘텐츠로, 특정 지역이나 단지의 매매를 권유하지 않는다. 거래량과 가격 수치는 집계 기관과 신고 시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주택 매매와 임대차 결정에 따른 책임은 당사자 본인에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