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세 폐지에 증권거래세 환원…코스피 0.05%·코스닥 0.20%로 인상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가 확정되면서 그동안 단계적으로 낮춰져 온 증권거래세가 2026년부터 다시 오른다. 정부는 과세 형평성을 명분으로 세율을 사실상 2023년 수준으로 되돌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국내 주식을 파는 투자자의 매도 부담이 이전보다 늘어나게 됐다.
증권거래세는 주식을 팔 때 매도금액에 일정 비율로 매겨 자동으로 원천징수되는 세금이다. 이익이 났는지와 관계없이 거래가 성립할 때마다 부과되기 때문에, 세율이 조금만 움직여도 투자자 전체가 영향을 받는다.
금투세 폐지가 부른 거래세 환원
증권거래세는 본래 금투세 도입을 전제로 낮춰져 왔다. 자본이득에 직접 세금을 매기는 대신 거래 단계의 세 부담을 줄여 전체 세제의 균형을 맞추려는 구상이었다. 실제로 코스피의 증권거래세율은 여러 차례 인하를 거쳐 사실상 0%까지 내려간 상태였다. 그러나 금투세가 시행을 앞두고 폐지 쪽으로 방향을 틀면서 인하를 지탱하던 명분도 함께 사라졌다.
정부는 낮아진 거래세를 원래 수준으로 되돌리는 방식으로 세수 공백을 메우기로 했다. 기획재정부는 이번 조정을 두고 과세 형평 제고와 세원 정상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자본이득 과세가 무산된 만큼 거래 단계에서 세 부담을 다시 지우는 셈이다.
시장별로 갈리는 세율
바뀌는 세율은 시장마다 다르다. 유가증권시장인 코스피는 증권거래세가 0%에서 0.05%로 오른다. 여기에 종전부터 붙던 농어촌특별세 0.15%가 그대로 유지되므로, 매도자가 실제로 지는 총 부담은 0.20% 수준이 된다.
코스닥과 장외시장인 K-OTC는 0.15%에서 0.20%로 조정된다. 두 시장에는 농어촌특별세가 붙지 않아 거래세율 자체가 0.20%로 오르는 구조다. 결과적으로 코스피와 코스닥 어느 쪽에서 팔더라도 매도자가 부담하는 세율은 0.20%로 맞춰진다. 반면 코넥스시장은 0.10%로 종전과 같아 이번 조정 대상에서 빠졌다.

적용 시점은 언제부터
바뀐 세율은 2026년 1월 1일 이후 양도분부터 적용된다. 다만 거래세는 결제일을 기준으로 부과되는 만큼, 연말에 체결한 매매라도 결제가 새해로 넘어가면 인상된 세율이 매겨질 수 있다. 연말 매매를 계획한 투자자라면 적용 시점을 미리 따져볼 필요가 있다.
거래세는 이익 여부와 무관하게 파는 순간 매도금액에 곱해 부과된다. 손실을 보고 파는 경우에도 세금이 붙는 구조여서, 세율 인상은 매매가 잦은 투자자일수록 체감이 크다.
5년간 늘어나는 세수
정부는 이번 조정으로 세수가 상당폭 늘어날 것으로 본다. 기획재정부는 2026년부터 2030년까지 5년간 약 11조5000억원이 더 걷힐 것으로 추산했다.
국회예산정책처의 전망은 이보다 많다. 예정처는 같은 기간 세수 증가분을 약 12조8000억원으로 잡았다. 연도별로는 2026년 2조원대에서 출발해 2030년에는 2조8000억원가량까지 매년 늘어나는 흐름으로 내다봤다. 기관마다 추정치에 차이가 있지만, 세수가 해마다 불어난다는 방향은 다르지 않다.

투자자 부담과 남은 쟁점
거래세 인상을 두고 시장에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양도차익 과세를 접는 대신 거래세로 부담이 되돌아왔다는 지적과, 소액 투자자까지 폭넓게 과세하는 거래세 방식이 과연 형평에 맞느냐는 문제 제기가 함께 나온다.
세 부담이 커진 만큼 단기 매매를 줄이고 보유 기간을 늘리는 전략이 상대적으로 유리해졌다는 분석도 있다. 다만 세율 차이가 크지 않아 투자 판단 전반을 좌우할 정도는 아니라는 신중론도 함께 제기된다. 실제 적용 세율과 세부 기준은 관련 시행령과 개정 내용을 통해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